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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는 늦가을이면 태평양에 인접한 홋카이도 강줄기마다 연어가 돌아옵니다. 연어를 신의 음식이라 불렀던 아이누 족, 오랫동안 강을 터전으로 살아온 아이누 족은 큰 의식을 할 때면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연어를 빼놓지 않고 준비했습니다.



고모토 미츠하루(아이누족 축제 위원장): 오늘은 가을 고탄노미 축제이며 이제부터 홋카이도가 겨울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가을에 수확한 음식에 감사하며 또 음식을 주신 신에게도 감사하는 의식입니다.


아이누 족은 강으로 돌아온 연어를 시빼라고 불렀는데 시빼는 그냥 음식이라는 뜻으로 아이누 족에게는 연어가 곧 음식이었다는 뜻입니다. 홋카이도 개척으로 강제 이주의 설움을 가진 아이누 족에게 쉽게 구할 수 있고 먹을 수 있었던 연어는 오늘의 제례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홋카이도의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던 아이누 족의 전통밥상, 여기에 고단백질은 연어뿐이었습니다.


아이누 족의 축제는 1년에 2번. 봄과 가을에 열리는데 봄은 봄의 음식물과 신에게 감사를, 가을은 가을의 음식물과 신에게 감사를 드리죠. 강으로 돌아온 연어는 아이누 족에게 음식 그 이상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연어를 잡을 때 이런 작살을 이용했었다고 합니다.



야마미치 요우마루(아이누 민족 박물관 안내원): 아이누 족이 특히 많이 먹었던 것이 연어입니다. 연어는 남길 부분이 없는 정말 좋은 생선입니다. 그냥 먹기만 해도 물론 맛있고 좋지만 겁질도 아주 튼튼합니다. 그래서 연어 껍질로 신발이나 옷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는 일본의 연어 마을 무라카미. 위도상으로는 우리나라 양양과 비슷한 위치라는데요. 이곳에서 어부들은 전통의 방식대로 연어를 잡습니다. 두 배가 한 조가 되어 그물을 놓고 물길을 따라 강을 내려가면서 연어를 잡는 방법입니다. 이 전통 연어잡이는 이쿠리아미료라 불리며 에도시대부터 현재까지 미오모테 강에서만 볼 수 있답니다. 길쭉한 배 위에는 방금 잡은 연어 네 마리가 펄떡입니다.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드는 실정이죠.


오오타키 코키치(전통 연어잡이 보존회어부): 미오모테 강에서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지는 어획 방법입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이곳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이 강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연어를 잡기도 하는데 둑을 쌓아 연어가 올라가는 길을 한곳으로 내고 여기에 가두리를 놓아 잡는 방식입니다. 어른 팔뚝만한 연어를 잡아서 인공수정을 합니다. 내년에도 연어가 돌아와야 하니까요.



무라카미 마을에서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현지 특산품은 바로 염장연어입니다. 다양한 부위의 염장연어와 알을 진공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산란 전 늦가을에 잡힌 연어는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먼저 내장을 꺼냅니다. 그리고 대대로 이어온 전통방식으로 염장을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예를 갖추죠. 꼬리쪽에서부터 시작해 몸통 전체로 소금을 반복해서 문질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7킬로그램이나 되는 연어에 소금을 덮고 맨손으로 구석구석 문지릅니다. 한참을 문지르고야 나무통에 넣습니다. 다른 연어들과 함께 세워서 꽉 채울 겁니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들에서 손자로, 어느새 14대를 이어왔다는 염장연어의 전통, 3번의 염장 과정을 거치고 난 뒤 바닷바람을 쐬어 말려주면 다음에 첫눈이 올 때 가장 맛있다는 무라카미 특산품 염장연어가 됩니다.


다양한 연어의 세계를 선보이는 무라카미의 연어 요리.



간장에 절인 연어알을 포인트로 올리고 다양한 생선이 한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염장한 무라카미 특산품도 빠질 수 없죠.


하기와라 요리시쿠(식당 사장): 간단한 연어 요리는 100종류이고 다양하게 굽거나 튀기거나 삶거나 데치거나 하는 걸 더하면 아마 300종류는 될 겁니다.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연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 왔나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먹는 생연어가 무라카미 밥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데요.


하기와라 요리시쿠(식당 사장): 생연어에는 기생충이 많이 있습니다. 성장하면 디스토마 같은 기생충이 들어가서 날것으로는 못 먹습니다. 무라카미에서 날것을 귿로 먹는 문화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연어를 그냥 생으로 먹는 것은 흔하게 먹는 방식은 아닙니다.


그래서 무라카미에서는 생연어를 먹지 않고 꼭 염장을 해왔나 봅니다.


참고자료:

EBS 다큐 오늘: 일본의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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