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훤히 드러낸 초록빛 바다를 지나 찾아온 인도네시아 나란투카 앞바다. 이곳에서는 11월부터 2월까지 참치를 잡는 어부들의 환호가 이어집니다. 참치는 잡자마자 바로 얼음 저장고에 넣어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참치를 잡는 도구는 아주 간단합니다. 미끼도 끼우지 않은 대나무 낚싯대. 그리고 비밀병기가 있죠. 지금 요 꼬마가 준비하는 중인데 멸치 같은 작은 생선을 바다로 던져서 참치떼를 유인한답니다. 벌써 신호가 옵니다. 잡은 물고기는 손도 대지 않고 바로 뒤로 던집니다. 갑판 위에 던져진 참치는 또 다른 꼬마가 주워 얼음저장고로 옮기니까 걱정 없습니다. 초농가(참치어선 선주): 마을 전통 방식인 대나무 낚싯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요. 바다를 숙명처럼 끼고 살아온 이곳은 낭하리 마을. 200년 된 전통 참..
소순다 열도에 위치한 섬 칼리만탄(Kalimantan)의 탄중푸틴. 이곳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숲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유인원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죠. 더이상 도시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깊은 숲 속. 첫번째로 만난 것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원숭이. 칼리만탄에만 산다는 코주부 원숭이(Proboscis monkey)입니다. 코가 큰 것이 수컷 대장. 수컷 원숭이 한 마리에 스무 마리 남짓의 암컷 원숭이와 새끼들이 한 가족을 이룹니다. 여기는 탄중푸틴의 첫번째 포인트. 숲이 워낙 크고 깊어 여행객들은 정해진 포인트로만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먹이를 놓고 오랑우탄을 부릅니다. 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긴팔원숭이(Gibbon)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모두가 기대하던 오랑우탄도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주도 성산일출봉 근처의 토끼섬. 녹색이 섬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식물은 바람과 비보다 훨씬 거대한 힘에 의지해 씨앗을 퍼뜨립니다. 매해 7월 정도면 그윽한 향기가 나는 꽃이 핍니다. 꽃이 지면 씨앗이 들어있는 씨방이 부풀기 시작하죠. 20여 개의 씨방 전부가 포도알 만한 크기로 커집니다. 이제 곧 떠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문주란은 일부러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씨앗을 키웠습니다. 쓰러지는 꽃대. 씨앗은 꽤 무겁습니다. 그리고 바다는 항상 육지보다 낮은 곳에 있죠. 문주란 씨앗은 무겁지만 부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쪽의 육지부터 출발해 바다를 건너 이곳 제주도까지 온 것이죠. 바다를 여행하는 동물입니다. 물범은 중국과 한반도를 오가며 생활합니다. 총 3500킬로미터를 이동하죠. 그런데 어떤 씨..
대부분의 파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체죠. 사체엔 먹이가 풍부해 암수를 가리지 않고 파리가 모입니다. 파리는 이곳에서 밥도 먹고 짝짓기도 하며 알도 낳습니다. 파리가 바라는 모든 것이 사체에 있습니다. 그래서 파리를 탐내는 식물은 사체를 모방합니다. 덩굴식물에 기생하는 라플레시아(Rafflesia arnoldii), 입도 줄기도 없는 이 식물도 번식을 위해 꽃을 만듭니다. 크기가 1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꽃은 파리를 유혹하기 위해 사체의 썩은 속살을 흉내냅니다. 사체를 모방한 꽃은 여러 지역에 있습니다. 스타펠리아(Stapelia ledini, 스타펠리아 그랜디플로라)가 사는 건조한 지역에는 벌이 드뭅니다. 그래서 파리를 부르기 위해 검붉은 꽃을 피웁니다. 스타펠리아는 디테일까지 신경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