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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서 차로 10시간, 파라케일 마을에서는 주민의 90%가 금을 캐는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광부들이 서둘러 작업을 준비합니다. 굵은 밧줄을 몸에 감은 작업자가 망설임 없이 깊은 지하로 향합니다. 금광은 깊이는 약 50m 정도 됩니다.
이곳의 금광들은 수직과 수평의 갱도를 번갈아 뚫은 것으로 짧게는 20m부터 길게는 200m까지 들어갑니다. 이때 각 금광들은 개미굴처럼 얽히고설켜서 서로 만납니다.
굴의 내부는 남성 한 명이 몸을 펴고 있기도 힘들 만큼 좁습니다. 이곳에서 광부들은 망치와 정을 이용해 단단한 돌을 깨부숩니다.
광부들은 스스로 금이 나오는 광맥을 찾는데 주변 암석과 달리 다소 짙은 색을 띠고 있는 부분이 마치 물길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금맥입니다.
페트릭(경력 15년): 이 돌처럼 무른 돌에는 금이 안 나와요. 단단한 돌에서만 금이 나와요.
이처럼 단단한 암석을 부숴야 금광석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광산에서의 일은 중노동입니다. 게다가 5킬로그램에 달하는 망치를 들고 장시간 일하는 것은 웬만한 체력으로서는 감당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진흙 범벅인 손은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혔습니다. 돌처럼 굳은 손바닥이 그간의 노고를 가늠하게 합니다. 날카로운 돌이 찔리고 쓸려 피를 보는 일도 부지기수.
조엘(경력 10년): 금광 안에서 일하는 건 매우 힘들어요. 굉장히 좁고 천장도 낮고요. 숨쉬기도 힘들고 습도가 높아서 일하기 어려워요.
정을 쥔 작업자와 망치를 쥔 작업자 간에 호흡이 맞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집중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일. 망치가 1센티미터만 빗나가도 아래에서 일하는 작업자가 다칠 수 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는 데만 5~6시간이 소요됩니다. 작업이 끝나면 금광 밖에서 발파에 필요한 물건들을 내려보냅니다. 위에서 플라스틱 관을 통해 신호를 보낸 후 준비물이 내려갑니다.
이렇게 굴을 발파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굴을 더 뚫고 나가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발파로 인한 광석을 쉽게 채취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다이너마이트와 연결된 선에 불을 붙입니다. 재빠르게 옆으로 몸을 옮기는 광부들. 조그만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 이곳의 불문율입니다. 자칫 잘못했따가는 광부들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금광석을 캐는 작업이 끝나면 이번에는 한곳에 모으는 일이 시작됩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30~40포대씩 나옵니다. 수십 미터를 내려왔으니 그 거리만큼 고스란히 사람 힘으로 옮겨야 합니다. 한 포대에 약 40킬로그램 정도 나갑니다. 종일 돌을 깨부수고 돌먼지에 시달린 이들에게 마지막 작업은 그야말로 고역입니다.
갱도 내에서의 운반 작업이 끝났습니다. 지상으로 올리는 과정은 유일하게 기계의 도움을 받지만 이 과정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돌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밑에 있는 광부들이 사고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제 작업이 끝난 광부들이 올라갈 시간. 지지대를 하나하나 다시 올라 12시간 만에 다시 지상이 땅을 밟습니다. 광부의 몸은 굴 안에서의 먼지와 땀으로 뒤범벅입니다. 온몸으로 치열한 삶을 사는 이들. 고달픈 일정이 무사히 지났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참고자료:
EBS 다큐 오늘: 1g의 금을 찾아서, 필리핀 금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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