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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자연 한가운데 집을 짓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적이면서도 쾌적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로는 낡은 건축법규가 방해가 될 때도 있고 기술개발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죠.



암스테르담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후이젠(Huizen), 사나 오멘(Sanne Oomen)과 루카스 몰(Lucas Mol)은 3년 전부터 이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곳에서 현대적이면서도 자연과 완전히 하나된 삶을 누리고 있죠.


하지만 어떻게 주변환경과 완벽하게 동화된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흙을 단열재로 사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쾌적하면서도 햇빛이 잘 드는 반지하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사나와 그녀의 친구들은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기발한 집을 짓기 위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저희는 원래 낡고 넓은 건물을 고쳐서 살 계획이었어요. 예를 들면 작은 교회나 오래된 공장 같은 곳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곳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저희가 직접 집을 짓기로 했죠. 완전히 지속가능한 집으로 말이에요. 저희는 진지하게 집을 지을 부지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물론 그것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죠. 그러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 건축가&집 주 사나 오멘


이곳은 자연보호구역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의 풍경은 넓은 들판과 숲, 그리고 낮은 구릉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신규건축은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주변환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저희는 이왕 집을 짓는 김에 보다 지속가능한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그런 집 말이에요. 보통 친환경 주택 하면 폐타이어나 폐병, 폐지 같은 재활용품으로 만든 소위 어스식 주택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집은 외관이 좀 허술해 보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희는 지속가능하면서도 예술적인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 지속가능할 분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멋스러운 느낌을 내고 싶었죠. 그래서 주로 오래된 골동품이나 재활용품으로 집을 꾸몄습니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사나는 건축학계 친구인 토마스 디벤(Thomas Dieben)와 오스카 보스(Oscar Vos)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세 사람의 첫번째 합동 프로젝트로, 그들은 함께 머리를 모아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이 집의 기본 컨셉은 이야기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땅을 들어서 집을 넣고 다시 닫는 거였어요. 동시에 집의 남쪽 면과 남서쪽 면은 밖을 향해 노출되도록 만드는 거였죠. 그게 이 집의 기본 컨셉이었어요. 첫번째 문제는 어떻게 이 주변이 균형을 깨뜨리지 않고 집을 짓느냐였어요. 사나와 루카스가 이미 기본적인 컨셉을 잡아놓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흙으로 뒤덮인 반지하 주택을 짓고 싶어 했죠. 저와 오스카가 할 일은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집을 설계하면서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이야기 말입니다. 언뜻 봐서는 주변환경과 구분이 안 되는 집을 만들고 싶었죠.” - 토마스 디벤


세 건축가들에게 있어 이 프로젝트는 진정한 도전이었습니다. 집을 설계하는 데만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그밖에도 그들은 수많은 난관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참신하고 혁신적인 집을 짓기 위해서는 유능한 계약업체를 찾는 것도 중요했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거의 모든 걸 무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먼저 방법을 찾아낸 다음 그걸 또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일입니다


플로르 데 그로트는 사업가입니다. 이 지역 토박이인 그는 30년 이상 건축업에 몸담았지만 사나를 만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건축방식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맡은 건 처음이었어요. 처음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그들은 제가 책상 위에 놓인 모형을 보여주며 이런 집을 지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처음엔 좀 놀랐어요. 하지만 전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고 말했죠. 부지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어요. 쓰러진 나무 몇 그루가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죠. 저희는 그 땅에 5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흙을 퍼냈습니다. 정확한 양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 300~400톤 정도 됐을 거예요. 엄청나게 많은 양이죠. 저희는 파낸 흙을 구덩이 양쪽으로 잘 쌓아놨어요. 나중에 그 흙을 다시 써야 했거든요.”



퍼낸 흙은 나중에 집을 덮는 단열재로 사용됐습니다. 흙은 인류가 수천 년간 사용해온 천연소재입니다. 또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효과적인 단열재이기도 합니다. 흙은 친환경 소재로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네덜란드의 건축 규정을 따라야 했습니다. “단열에 대해 설명하자면 얘기가 재밌어지죠. 왜냐면 집을 둘러싸고 있는 땅 자체가 이미 일종의 천연단열재인 셈이니까요. 물론 외벽에 별도로 단열재를 시공하기는 했지만요. 사실 설계상으로는 따로 단열재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어요. 엔지니어를 불러 테스트도 했고 건축과에도 그렇게 말했죠. 그런데도 무조건 단열을 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좀 황당했죠. 흙을 다시 걷어내고 단열재를 설치해야 했으니까요. 어쨌든 군말없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그리고 집 오른편에는 생분해성 단열재를 사용했습니다.”



“저희는 일부러 식물이 언덕을 침범하도록 놔뒀어요. 이 지역의 자생식물들이 자유롭게 뿌리를 내리고 번성할 수 있게 말이에요. 솔직히 처음에는 잡초 때문에 짜증도 났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생종이 서서히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여기가 저희집의 자연이에요. 저기 보이는 건 대문과 차고 입구죠. 흙을 받치고 있는 지지대는 강철로 만들었어요. 한 철공소에서 공짜로 얻어온 거죠. 한번 팔렸다가 반품된 제품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도 어떻게 보면 재활용품인 셈이죠.”


또한 사나는 생활하수를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는 공공하수도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요. 그 대신 수생식물을 키우고 있죠. 저기 보면 정화조가 있는데 정화조의 박테리아가 물 속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해주죠. 그리고 갈대는 물에 산소를 제공해줘요. 그리고 정화를 마친 물은 펌프를 통해 저기 있는 작은 늪으로 끌려올라가죠. 그리고 증발해요. 그 시점에서는 완전히 깨끗해진 상태죠. 아주 단순한 장치만으로도 물을 정화할 수 있어요. 저희는 물에 유독물질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제 역시 친환경 제품만 사용하죠. ”



“이 집은 생물기후학적으로 설계됐습니다. 건물 북쪽은 흙으로 덮여 있고 남쪽에는 통유리창이 설치되어 있어 햇빛이 듭니다. 이 집은 에너지 면에서도 아주 효과적인 전략을 썼습니다. 먼저 건물 남쪽은 최대한 바깥으로 노출되게 만들었죠. 한쪽은 땅 속에 집어넣고 다른 한쪽은 완전히 개방했어요. 그리고 개방된 부분에는 유리창을 설치했죠. 그래서 남쪽은 99% 유리로 되어 있고 그 반대로 북쪽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희는 햇빛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햇빛이 콘크리트를 달구면 콘크리트는 하루 종일 그 열기를 머금고 있죠.”


하루 내내 거실에 자연광을 전달해주는 채광창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각 방은 일조량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배치했죠. 부부침실은 이 집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재활용과 재사용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건 가능성을 증명하자는 저희의 다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주방에 있는 찬장은 저희가 전에 쓰던 자동차입니다. 암스테르담에 살 때 저희는 주로 자전거나 전차를 이용했습니다. 가끔은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가기도 했죠. 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 자리를 잡고 나면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5.5리터급 12기통 엔진이 달린 30년된 차를 타고 매일같이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건 지구에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이 집의 뼈대는 완전히 나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현지 공급업자를 찾아야 했죠. 구스 블레싱 씨는 이 지역 토박이로 벌목꾼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나와 루카스가 요구하는 모든 목재를 제공해줬죠.


“저는 제일 먼저 어떤 나무를 베야 다른 나무들이 이득을 볼지 검사합니다. 나무를 솎아내는 거죠. 그런 다음 다른 나무들이 자라는 데 방해가 되는 나무를 베어내요. 루카스와 사나의 집에 사용한 나무도 이 숲에서 나온 거죠. 루카스의 집은 이 숲에서 겨우 5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거든요. 루카스의 집에 쓰인 목재는 주로 미송과 낙엽송인데 이곳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가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어요. 저는 숲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도 현대적이고 지속가능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기쁨을 느꼈죠.”


환경을 존중하는 것은 그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장려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루카스는 사유지에 벌집을 들여놓기로 결정했죠. 그는 시청의 소개로 양봉업자인 엘리자베스를 만났습니다.


“요즘 들어 양봉을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시청에 가서 벌집을 놓을 장소를 물색해달라고 부탁했어요. 하지만 시청에서도 마땅한 장소를 대지 못하더라고요. 그 대신 루카스라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했죠. 그 사람이 넓은 땅을 갖고 있는데 어쩌면 거기에 벌집을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요.”


엘리자베스는 벌집을 들여놓는 대신 루카스에게 벌에 대한 모든 지식을 전수해줬습니다. 양쪽 모두 만족스러운 거래였죠.


“요즘에는 건축에 대한 사고방식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요. 특히 젊은 세대는 10년 전에는 지속가능한 건축이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았어요. 그래서 너도나도 유행에 뛰어들었죠. 하지만 지속가능한 건축은 이제 더이상 지나가는 유행이 아닙니다. 건축업계의 중심으로 들어왔죠. 젊은 건축가들은 모두 지속가능한 건축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토마스와 오스카는 함께 건축사무소 krf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나의 집이 좋은 모델하우스가 되어준 덕분에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죠. 그들은 지속가능한 건축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친환경 주택도 세련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예요. 이제는 우리 모두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친환경주택은 무슨 최첨단 과학이 아니에요. 대부분 로마시대 때부터 해오던 것들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화석연료에 대한 맹신에 빠져 그 모든 것들을 잊고 살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반지하 건축분야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아 쾌적한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도 자연에 파묻혀 살 수 있는 새로운 삶의 관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건강한 집 세계의 에코하우스(“Dutch Mountain House”. Écho-logis)

http://www.krft.nl/project-items/2015/12/28/dutch-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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