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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쪽 물방울처럼 생긴 섬 스리랑카엔 2000만 명이 살며 대부분 시골에서 생활합니다. 수도 콜롬보에서 차로 7시간 골짜기 사이의 도로로 한참 가면 대형 차 농장들이 보입니다. 넓은 차밭들이 풍경에 리듬감을 주죠. 도시와 멀리 떨어진 이곳에 아시아의 마지막 원시림 중 하나인 스리랑카 고원에 레인포레스트 에코로지가 있습니다. 환경보호가 시급한 목표가 아닌 이 나라에서 컨테이너 16개로 만든 관광호텔은 친환경, 교육, 지역경제를 한데 묶는 어려운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밀림 한복판에 있는 이 호텔은 그 독창성과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최고의 친환경 건물에만 부여되는 리드 플래티넘 인증(LEED Platinum Certified)을 받았습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크리샨 세나라튼 호텔 지배인을 만나봅니다.


“스리랑카에는 마지막 열대우림 중 하나가 있습니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류의 유산이죠. 따라서 이 숲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우리의 자손들을 잘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야 이 숲이 남아있겠죠. 예전에는 여기까지 밀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밭을 만들기 위해 숲을 밀어버렸죠. 지금도 차밭을 넓히기 위해 벌목이 계속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파괴는 그만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삼림파괴를 막으면서도 주민들의 수익에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주민들의 일자리를 지키면서도 이 오래된 숲을 지킬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죠.”


그래서 레인포레스트 에코로지 프로젝트는 야생림과 보호종을 보호하면서 관광업에 대해 교육해 주변 주민들을 호텔 직원으로 고용했습니다. 20제곱미터 방갈로 16개로 구성된 호텔의 객실은 모두 재활용 자재로 만들었으며 지면에 영향을 최대한 덜 주기 위해 모두 기둥 위에 놓여 있습니다.


“작은 초가집을 지으면 그게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우선 나무를 베어야 집을 지으니까요. 저희는 모든 건축에서 시멘트는 30%밖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땅을 파야 할 경우에는 파낸 흙을 자루에 담아 보관해 둡니다. 그리고 기초 공사가 끝난 후 다시 그 흙으로 구멍을 메우죠. 이렇게 저희는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 저희는 쇠와 유리도 사용합니다. 이걸 두고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사람도 많은데 아닙니다. 이 자재들은 모두 나중에 재활용 할 수 있죠. 저희는 수명이 다 한 컨테이너를 모아서 사용했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방갈로로 개조함으로써 새로운 용도를 찾아낸 거죠.”


이렇게 크리샨과 직원들은 방갈로를 지을 때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안락한 공간을 창출해내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정성을 쏟았습니다.



“입구와 바닥에 사용된 기본 자재는 철도 침목입니다. 자세히 보면 철도에서 가져온 것을 알 수 있죠. 즉 방갈로로 만든 컨테이너와 마찬가지로 이런 자재들도 재활용한 겁니다. 저희 방갈로는 차 농장과 숲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창문의 1.5미터 앞부터 바로 숲이 펼쳐지죠. 바로 밑에는 차밭이 있고요. 큰 창문을 통해 손님들이 두 경치를 한번에 즐길 수 있기를 바랐죠. 또 창문이 커서 자연스럽게 통풍이 됩니다. 바람이 잘 통해서 실내가 항상 시원하죠. 그래서 이 방에는 선풍기나 에어컨이 필요가 없습니다.”


“욕실에는 세면대 2개와 샤워실 하나, 고급 욕실용품들이 있습니다. 4성급 호텔만큼 시설이 좋습니다. 환경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고심하는 호텔에서도 고급 호텔 같은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세수를 하면 손님의 모습을 보는 건 나무 위의 원숭이들뿐이죠. 괜찮으면 창문을 열어둬도 되고 신경이 쓰이면 블라인드를 내릴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 멋진 경치를 즐기겠지만요.”


주방 하수는 파이프를 따라 모입니다. 그리고 여과장치를 거치는데 장치의 이름은 지방 트랩으로 주방 하수의 지방질을 완전히 제거해줍니다. 그리고 이 물은 물탱크를 거쳐 정수조로 보내집니다. 이 일종의 작은 정수조에서 불순물이 제거되고 여기에서 나오는 물은 거의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집니다. 이렇게 정수를 마친 물만 강에 방류할 수 있습니다. 호텔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자연이 주었던 것을 그대로, 또는 거의 그대로에 가깝게 자연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은 망가지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을 테니까요.


레인포레스트 프로젝트는 호텔 운영뿐 아니라 종합적인 친환경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선 모든 것이 중간과정 없이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주방에선 현지 농장이나 시장에서 받은 신선한 재료만 쓰는 것을 방침으로 세웠죠. 또 직접 숲에 가서 재료를 구하기도 합니다. 샤나카 칼루윌라(Ahanaka Kaluwilla)는 주방장입니다.


“이 재료는 모두 인근의 것들입니다. 숲에서 가져온 가공되지 않은 재료들이죠. 수도 콜롬보나 외국에서 재료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이 지방의 현지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니까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채소들입니다. 영국에 가면 영국요리를 먹을 수 있고 프랑스에 가면 프랑스요리를 먹을 수 있죠. 분명 그 나라를 대표하는 닭이나 가금류, 다양한 소스와 조리법이 있을 겁니다. 저희는 일종의 퓨전 요리를 만듭니다. 서양요리에 스리랑카 고유의 맛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방에서 역시 허투루 버리는 것 없이 다 재활용을 합니다. 채소를 손질하고 남은 껍질은 모두 퇴비 제조기에 넣습니다. 음식의 질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역시 분리수거를 합니다. 껍질만 담는 쓰레기통, 마른 음식만 담는 쓰레기통, 종이 쓰레기통, 그리고 유리와 빈병 통이 있죠. 무엇보다 껍질처럼 젖은 쓰레기는 모두 퇴비로 만들고 이 퇴비로 농사를 짓죠.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사용했지만 이곳에서는 생소한 방법입니다



200헥타르의 녹색 보색과 이 호텔은 자연을 그리워하고 현지문화 보존에 참여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을 유혹합니다.



“저는 이 숲의 안내원입니다. 이곳에서 스리랑카 자연의 다양성을 관광객들에게 설명드리죠. 저희는 식물 중에선 특히 나무, 동물 중에서는 조류를 전문적으로 설명드립니다. 자연과 공존하며 일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직업이죠. 게다가 스리랑카의 열대우림이 인류 전체의 유산인 만큼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신하라자 숲은 세계적인 보물이에요. 손님들에게 이 숲을 소개하고 그 비밀을 알려드려서 저희는 행복합니다.”


친환경 관광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4가지 기본원칙이 있습니다. 보존, 지속가능한 발전, 자연보호, 지역발전. 레인포레스트 호텔은 지역주민들을 지원합니다. 주변의 마을들이 사라지지 않게 일자리를 만들었고 학교도 다시 문을 열었죠.


“저희는 가장 먼저 차 농장에 노동자들의 마을을 만드는 데 투자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현재 32가구의 집과 유치원, 초등학교가 하나씩 있고 모든 건물에 전기와 수도가 설치되어 있죠.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예전 학교가 폐교됐고 가장 가까운 학교가 20킬로미터 밖에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차 농장의 노동자들의 자녀라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더 중요합니다. 마을의 삶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숲을 보호하는 게 시급한 일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호텔은 지역주민들과 교류해야 합니다. 저희는 주변 마을에서 육류와 생선을 공급받죠. 아니,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받습니다. 콜롬보에서 가져오는 냉동식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든 주민들에게서 구입하죠.”


지역 주민이 말합ㄴ디ㅏ. “호텔이 생긴 뒤로 주민들이 이 작은 마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자리가 생겼으니까요. 좋은 일이죠. 호텔 덕분에 집도 수리하고 페인트도 다시 칠했어요. 게다가 관광객이 종종 저희 마을까지 와서 고립되었다는 느낌이 덜하죠. 이 밀림은 저희에게 소중합니다. 이 숲에서 장작으로 쓸 나무는 물론 약초와 음식재료도 구하죠. 이 숲은 저희 삶의 일부예요.”


무시할 수 없는 경제력을 가진 이 호텔이 들어서면서 이 고원엔 진정한 사회적 유대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관광객들도 정해진 틀을 벗어나 서슴없이 주민들과 만나며 주민들과 찻잎도 함께 땁니다.


“저희가 이 프로젝트에서 기대하는 결과는 대단하고 훌륭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과장이 아니라 지구상에 이런 밀림이 얼마 안 남은 건 사실이죠. 이곳 면적은 26제곱미터로 결코 넓지 않아요. 하지만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죠. 그런데 사방에서 침범을 당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숲 중 하나입니다. 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 유산은 보존해야만 합니다.”


최근 스리랑카에서 레인포레스트 에코로지는 다양한 희귀 생물 보호를 위한 싸움의 선봉에 섰습니다. 동시에 지역발전과 결합한 친환경 관광산업이 가능하며 많은 사람의 의식을 깨울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하고 있죠. 이러한 것들이 스리랑카의 미래를 열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참고자료

건강한 집 세계의 에코하우스(“The Rainforest Ecolodge”. Écho-logis)

www.rainforest-ecolod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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